“수사자가 자기의 암사자들을 위하여 물어뜯고 자기의 새끼 사자들을 위하여 목졸라 죽여서 그 위혈로 자기 굴을 채우고 찢은 것으로 자기 구멍을 채웠었도다”
(나훔 2:12)
누군가를 짓밟고 채워 넣은 나의 화려한 굴에는, 결국 나를 집어삼킬 지독한 공허만이 남습니다.
맹수가 자기 새끼를 먹이려 끊임없이 살생을 저지르듯, 앗수르는 타인을 물어뜯고 억압한 희생 위에 자신들의 삶을 세웠습니다.
세상은 오래전부터 나의 만족을 위해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끝없는 경쟁 속에 신음해 왔습니다.
유례없는 풍요를 누리는 현대 사회라 할지라도, 더 치열해졌을 뿐 서로를 물고 뜯는 적대와 경쟁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힘을 쥐고 타인을 밟고 올라서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 ‘성공했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타인을 향한 사랑과 연대를 잃어버린 바로 그 순간, 우리는 도리어 ‘성공’이라는 짐승의 이빨에 물어뜯기는 비참한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누군가를 착취해 얻어낸 전리품으로는 우리 존재의 깊은 결핍을 결코 채울 수 없습니다.
찰나의 쾌락과 물질적 만족은 얻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텅 빈 공허는 그런 것들로 채워지지 않습니다.
인간은 고작 물질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훨씬 더 깊고 고상하며 존귀하게 지음 받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 험악한 경쟁의 숲을 이기는 진정한 힘은 타인을 짓누르는 권세에 있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것을 빼앗는 대신, 우리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신 사랑의 주님과의 깊은 연대 안에서만 우리의 진짜 삶이 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