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ible 기획 연재] 세상의 문화 앞에서 길을 잃은 한국 교회 (총 3부작)
부제: 기복신앙 패러다임의 종언과 잃어버린 교회의 언어
1. 먹고살 만해서 교회를 떠나는 것일까?
21세기는 단연코 ‘문화의 세기’입니다. 문화는 단순한 여흥을 넘어 대중의 가치관과 무의식을 빚어내는 가장 강력한 언어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교회의 교인 감소 현상을 단순히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져서 하나님을 찾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는 것은 몹시 안일합니다. 대중이 교회를 떠나는 진짜 이유는 배가 불러서가 아니라, 오히려 교회가 그들의 팍팍한 삶을 해석해 줄 ‘대안적 문화 패러다임’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2. 과거의 성공 방정식, ‘기복신앙’의 명암
과거 20세기 한국 교회의 폭발적 부흥을 이끌었던 가장 강력한 패러다임은 이른바 ‘기복신앙’이었습니다. 신학적 한계(샤머니즘과의 혼합주의)에도 불구하고, 가난하고 절망스럽던 그 시절 대중의 가장 아픈 곳을 긁어주며 삶의 희망을 부여했던 대단히 성공적인 ‘문화적 응답’이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 부유해진 사회 속에서 이 패러다임의 수명이 다했을 때, 보수적인 한국 교회는 이에 적응하여 변혁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외려 세상을 사탄의 영역으로 단정하는 ‘문화 이원론’에 갇혀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지 못하고 스스로 갇히는 길을 택했습니다.
3. 세상은 묻는데, 대답할 언어가 없는 교회
그 결과, 세상이 문화라는 언어로 교회에 질문을 던질 때 교회는 대답할 언어를 잃어버렸습니다. 꽤 오래된 <다빈치코드>를 시작으로, 최근의 넷플릭스의 <지옥>이나 <메시아> 같은 대중문화 콘텐츠들이 “신은 존재하는가?”, “신은 정의로운가?”, “교회는 고통 받는 개인에게 응답하고 있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질 때, 교회는 그저 “세속 매체를 보지 말라”며 방어벽을 치는 데 급급했습니다.
4. 교회가 세상을 ‘선도’하려는 오만에서 벗어나기
위기를 느낀 일각에서는 막대한 자본을 들여 화려한 기독교 문화를 만들고 세상을 다시 ‘선도(Leading)’하자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보이는 것만 화려해졌을 뿐이고 여전히 같은 이야기 중인 컨텐츠는 고루할 뿐이었고, 교회가 문화를 위에서 아래로 정복하려 드는 지배적 방식은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교회는 문화를 호령하는(선도하는 것을 넘어) 제국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고뇌하는 평신도들이 복음의 진리로 자신의 삶을 해석해 낼 수 있도록 돕는 ‘문화적 바탕’이자 ‘해석적 공동체’로 물러서야 합니다. 일상의 문화를 복음으로 재창조하는 주체는 교회의 몇몇이 아니라, 매일을 살아내는 성도들이기 때문입니다.
– 2편으로 이어집니다 –